서형욱의 유럽축구기행




2002년 월드컵이 끝난 후 많은 축구관련 서적들이 쏟아져 나왔고, 많은 축구관련 외국서들이 번역되어 출판되었다.
개인적으로는 양질의 서적들을 짧은 영어지식에 힘들어하며 읽을 일이 줄어 참 좋다. 하지만 "월드컵 뒷 이야기"니하는 식의 축구는 없고 돈욕심에 이용당한 이상한 애국심만 가득한, 안구를 들이대기에도 괴로운 책들도 쏟아져나와 아쉽기도 하다. 

"축구"라는 거창한 이름을 달고 있는 많은 책들 중에 정말 "축구"를 담고있는 책은 몇이나 될까?
축구 그 자체에도 많은 면들이 존재한다. 선수로서의 축구, 보는 사람으로서의 축구, 일하는 사람으로서의 축구, 과학으로서의 축구 등등등..책이야 읽는 사람의 관심사나 성격에 따라 그 선택이 달라지겠지만, 그 어떤 사람이 읽어도 재밌고 즐거운 책 한권.
서형욱의 "유럽축구기행"이다.

닉 혼비의 "피버피치"나, 에두아르도 갈레아노의 "축구 그 빛과 그림자"는 축구에 대한 열정과 사랑, 찬미로 가득 찬 책들이다. 세계적인 작가들이 써낸 베스트셀러들이지만, 사실 "우리 팀"이라는 연고의식이 유럽이나 남미에 비해 희박한 우리의 현실에서 축구에 대한 유별난 사랑이 없는 일반인들이 읽기에는 다소 강한 어조의 책들이다. 보는 동안 큰 공감이 생기지 않을 수 있다는 말이다.
이런 면에서 서형욱의 "유럽축구기행"은 한국인에 정서에 꼭 맞는 느낌의 책이라고 할 수 있다. 뭐, 축구에대해 유별난 사랑이 없는 일반인들이 이런 종류의 책들을 기피하는건 이 책이나 저런 책들이나 매 한가지이겠지만, 축구의 세계로 발을 들여놓기 시작한 사람들에게는 축구의 진정한 재미로 인도해 주는 책이랄까?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말그대로 글쓴이가 유럽에서 머물며 느낀 유럽인들의 축구사랑과 문화, 자질구레한 경험담등을 담아 놓은 책이다. 글쓴이 서형욱이 영국에서 유학하는 동안 유럽의 여러나라를 돌며 느낀 축구의 향취를 같이 맛볼 수 있다. 일반인들이 쉽게 접하기 힘든 "암표 구하는 법"이라던지 펍(PUB)에서는 어떤 대화가 오고가는지 또 경기장 꼭대기 구석에서 보는 축구의 재미라던지. 필자의 경험에 의거한 이 많은 이야기들이 책을 채우고 있다. 세계인이 동경하는 유럽이라는 큰 무대에서 벌어지는 많은 이야기들은 흥미를 유발하고 재미를 안겨다 준다.

사람들에 따라서는 이게 도대체 "축구"의 재미와 뭐가 관련이 있냐며 반문할지 모른다. 축구를 싫어하는 사람이라거나 축구에 대해 문외한인 사람들에게 입문서역할을 할 만한 책은 물론 아니다. 하지만 저 위에서 언급한 책들은 축구서적에 있어서는 바이블로 통할 만큼 세계적인 인지도와 인기를 얻은 작품들이다. 하지만, 이제 축구에 대해 눈을 끈 사람들은 예전의 이야기 보다 "지금"의 이야기를 듣고 싶어한다. 에우제비오나 토니 애덤스같은 흘러간 스타가 아니라 반 니스텔루이나 라울, 피구 같은 현재 진행형의 이야기를 듣고 싶어한다. "공감"이라는 것은 책을 읽는데에 있어 가장 큰 재미거리가 아니던가.

출간된지 얼마가 지난 시점이라 책 자체의 시간은 이미 흘러가버린 "옛날일"이 되어버렸다. 학생이던 필자는 방송에서 해외축구의 해설을 하고 있고, 책에 나오는 몇몇 선수들은 은퇴하고, 몇몇 구단은 2부나 3부로 추락해버렸다. 하지만 가깝게는 안정환, 멀게 보자면 차범근으로 촉발된 유럽리그에 대한 관심은 박지성에 이르러 폭발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유럽축구에대한 관심과 동경이 그 어느 때보다 높다고 할 수 있다. 어제만 하더라도 박지성의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출전여부에 많은 관심을 기울이며 밤잠을 설친 우리들이 아닌가. 인터넷 기사나 칼럼으로는 확인 할 수 없는 유럽축구의 현장감을 느끼고 싶다면 이 책을 봐야만 한다. 언젠가 올드트래포드나 누 캄프에서 욕설을 퍼붓고 있는 자신을 상상하는 사람이라면 말이다.

by 스카이라인 | 2008/05/23 16:06 | Book Store | 트랙백 | 덧글(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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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김진오 at 2008/07/03 0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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